:: 제주유나이티드
지독한 여름 징크스를 겪었던 제주. 그래도 서울을 잡으며 슬슬 꿈틀대더니 지난 경기에서는 포항을 3-0으로 잡으며 오랜만에 승리를 거뒀다. 비록 포항이 무기력한 공격력을 보이며 무너지긴 했지만 무엇보다 무실점으로 승리의 마침표를 찍은 게 가장 커다란 수확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제주는 39실점으로 리그 최악의 수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지만 간만에 상대의 공격을 틀어 막으며 승리했기 때문. 또한 3골을 몰아 넣으며 제주만의 색을 다시 되찾았는데, 센터백 권한진은 수비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인 것은 물론 연속 골을 터뜨렸고 또 다른 수비수인 곽해성도 추가 골로 수트라이커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그러나 방심하기는 이르다. 마르셀로와 송진형으로 이어지는 공격라인은 어느 순간부터 잠잠해졌으며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에 간당 간당 하게 매달려 있는 상황이기 때문. 스플릿이 나눠지는 시기까지 10경기가 남았으므로 그 사이 최대한 스퍼트를 내야 한다.
:: 광주FC
이번에도 광주는 정조국의 덕을 봤다. 클래식 팀들 가운데 23세 이하 선수들의 비중이 가장 높을 정도로 선수층이 얇고, 그마저도 올림픽 대표팀에 몇 명을 내주며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지만 인천과의 경기에서 정조국의 동점 골로 간신히 패배를 면했기 때문이다.
광주는 선제 골을 먹은 상황에서도 김민혁과 조용태, 주현우과 좌우 측면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시도하며 인천을 흔들었고, 공간을 좁게 가져가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끊임 없이 두드리던 광주 공격진의 꼭지점인 정조국은 결국 페널티 박스 안에서 만들어진 찬스를 놓치지 않고 동점 골을 뽑는 성과를 올렸다.
허나 득점 랭킹 1위 정조국의 활약에도 광주의 전체적인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제주에 승점 3점 차로 뒤쳐져 있고 강등권인 11위 인천과의 승점 차는 5점 차에 불과하기 때문.
:: 정리 및 예상 결과
그나마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제주는 그 어떤 팀보다 앞으로의 경기 결과가 중요한 팀이다. 일단 아슬아슬하게 상위 스플릿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다가 지난 6월 초 이후 진득하게 연승을 거둔 적이 없기 때문.
이번 경기야말로 제주의 반등을 결정지을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올 시즌 홈에서 제주가 2골 이상 넣었던 경기는 9경기나 된다는 것. 광주 또한 이찬동의 이탈로 중원에 공백이 생겼지만 지난 경기에서는 김민혁과 주현우, 그리고 방점이 되는 정조국을 이용해 꽤나 공격적인 흐름을 가져갔었다. 따라서 난타전 끝에 오버로 흘러가는 그림을 예상한다.